본문 바로가기

소방법령관련

실내 불법구획이 소방시설에 미치는 영향

반응형
728x170

건축물은 설계에서부터 그 생명이 시작된다. 층별로 면적별로 그리고 구획별로 어떻게 건물을 건축할 것인지 결정된다. 건축 설계는 소방 설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층에 따라 그리고 각 층의 구획에 따라 소방시설을 어떻게 설치할 것인지 결정하게 된다. 그런데 건물을 건축하는 과정에서는 설계에 없는 별도의 구획을 하지 않지만, 사용승인이 이루어지고 나면 실제 사용할 사용자의 편리에 의해 설계에 없던 구획이 이루어지곤 한다.

해당 공간을 사용하려는 자는 본인의 필요에 의한 것이므로 대수롭지 않게 간이 벽 등으로 공간을 구획하여 사용할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창고가 필요하다. 작은 회의실이 필요하다. 옷을 갈아입을 탈의실이 필요하다. 이런 수많은 이유로 인해 처음 설계되었던 공간이 작은 공간으로 구획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건축 설계와 다른 공간의 구획은 소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감지기의 교차회로 방식을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옥내소화전설비의 사각지역 발생

가. 옥내소화전 설치 수평거리

옥내소화전설비의 화재안전기준(NFSC 102) 7(함 및 방수구) 2항을 살펴보면 옥내소화전의 방수구는 특정소방대상물의 층마다 설치하게 하고 있다. 또한 해당 특정소방대상물의 각 부분으로부터 하나의 옥내소화전 방수구까지의 수평거리가 25m 이하가 되도록 설치하도록 하였다. 여기서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옥내소화전 함을 설치할 때에는 방수구를 기점으로 하여 반원 25m 의 컴파스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예상에 없던 구획이 발생하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 호스가 도달 가능한가?

그런데 옥내소화전에 비치해야 할 호스는 어떠한가? 호스는 구경 40mm(호스릴 옥내소화전설비의 경우에는 25mm) 이상의 것으로서 특정소방대상물의 각 부분에 물이 유효하게 뿌려질 수 있는 길이로 설치하게 하고 있다. 규정상 정해진 것은 없지만 보통 호스 2본을 비치한다. 호스는 한 본의 길이가 15m이므로 두 본을 설치하는 경우 30m에 해당하여 충분히 수평거리 25m를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직선거리가 아니고 복도 또는 출입구를 구불구불 돌아서 가야한다면 그 사정은 달라진다. 호스 두 본으로 충분히 도달 가능했던 거리가 세분화된 구획으로 인해 도달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즉 옥내소화전 함에 호스 두 본만 비치하였다가 실제 화재시 소화수가 도달하지 못하는 사각지역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호스가 두 본 비치되어 있는 옥내소화전 함

송배전방식을 사용하는 경우 화재 장소파악 시간 소요

자동화재탐지설비에 사용되는 감지기는 보통 송배전방식을 사용한다. 감지기를 일렬로 정리한 상태에서 최초 두 선이 나갔다가 두 선이 되돌아오는 방식을 말한다. 보내기배선방식이라는 표현도 사용한다. 자동화재탐지설비에서 감지기 회로를 송배전방식으로 사용하는 이유는 도통시험을 확실하게 하기 위함이다. 하나의 회로에 있는 감지기들이 모두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배선이 단선되는 곳 없이 잘 연결되어 있는지를 쉽게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감지기 베이스에는 +극 들어오는 선 하나 나가는 선 하나, -극 들어오는 선 하나 나가는 선 하나 이렇게 총 4선이 설치된다.

하나의 구역이었던 공간이 작은 두세개 이상의 구역으로 세분화하여 구획된 경우 송배전방식의 경우에는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하나의 경계구역이었던 공간에 여러 개의 소 구역이 존재하므로 해당 회로의 감지기에서 화재신호가 발생했을 때 관계자가 일일이 소공간으로 구획된 실의 문을 열어봐서 확인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을 것이다. 관계자가 현장에 달려가서 화재를 발견하는데 시간적 손해가 발생할 것이다.

 

자동화재탐지설비 송배전방식 (출처 : 화재안전기준 해설서)

진짜 문제는 자동소화설비의 미작동

가. 자동소화설비의 작동방식은

스프링클러설비나 물분무등 소화설비는 자동소화설비이다. 사람이 직접 작동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그 본래의 취지는 화재감지기의 작동에 의해 이를 수신기에서 신호를 받아 해당 설비가 자동으로 작동되게 시스템화 되어있다. 스프링클러설비 중에 습식이나 건식의 경우에는 헤드가 열을 감지하여 소화수가 살수되지만, 준비작동식과 일제살수식의 경우에는 감지기의 작동에 의해 동작하는 방식이다.

 

나. 오작동이 발생하면 또다른 피해가 발생한다.

하지만 해당 구역 내에서의 작은 변화에 무분별하게 자동소화설비가 작동하게 되면 문제가 발생한다. 화재가 아닌 담배 연기나 실내 온도의 상승으로 감지기가 작동하게 된다면 스프링클러설비가 작동하여 온 실내를 물바다로 만들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자동소화설비를 작동시키는 회로는 교차회로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A회로 및 B회로가 모두 작동해야 이를 화재로 인식하고 스프링클러설비나 가스계 소화설비를 작동시키는 것이다.

 

다. 그래서 감지기를 교차회로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렇듯 자동소화설비의 작동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 교차회로 방식의 감지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데, 감지기와 감지기 사이에 벽이 설치되어 화재를 인식하지 못하고 수신기에 신호를 보내주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자동 소화설비는 영원히 작동하지 못한다. 화재가 완전히 확산되어 외부에서도 그 사실을 인지할 정도가 되어 건물의 관계인이 제어반에서 뒤늦게 수동으로 작동시키기 전까지는 작동하지 않는다. 결국 불법으로 구획되는 작은 벽 하나 때문에 자동소화설비를 설치한 의미가 없어져 버린다.

 

교차회로 방식으로 설치한 감지기의 작동에 의해 자동소화설비가 작동한다.

종합적으로 살펴보건데

건물의 사용자가 특별한 의도 없이 구획을 위해 설치한 벽이 소방시설의 입장에서는 큰 문제가 발생한다. 옥내소화전의 경우 호스의 도달거리 미달로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것도 문제지만 사실은 자동소화설비가 작동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작동 조건으로 감지기의 교차회로를 사용하고 있는 자동소화설비의 특성상 하나의 방호구역에는 A감지기 회로와 B감지기 회로가 동시에 존재해야만 한다. 그러므로 자동소화설비가 설치되어있는 건축물은 사용승인 이후 필요에 의해 구획을 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글 내용 중에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있거나,

더 좋은 의견이 있으시면, 댓글을 통해 저를 일깨워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