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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공학

고층건축물이 가지는 안전상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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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건축물이라 하면 층수가 30층 이상이거나 높이가 120m 이상인 건축물을 말한다. 상업용 건물은 물론이요 아파트 그리고 주상복합 건축물도 포함된다. 층수와 높이를 가지고 구분하는 것이니 종류는 불문이다. 고층건축물은 공간의 활용성 측면에서 유리하고, 기업체 이름의 브랜드화 및 랜드마크 기능 등 상징성이 있어서 선호하는 추세다. 그런데 고층건축물이 현대화되고 각종 편의시설이 있어서 좋은 점만 있을까. 안전의 측면에서 봤을 때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알아보자.

 

고층건축물은 어떤 문제가 있을까?

건축 구조와 관련된 문제

. 연돌효과(Stack Effect)

연돌효과는 건축물의 내부와 외부의 온도 차이에 의해 발생한다. 차가운 외부의 온도에 비하여 건축물 내부의 온도가 따뜻한 경우 공기의 밀도가 낮아져 부력 효과로 인해 위로 상승하려는 성질을 가지게 된다. 결국 계단이나 엘리베이터 등의 수직 공간을 타고 공기가 건축물의 상층부로 상승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연돌효과에 의해 상층부는 압력이 쌓이게 되고 하층부는 압력이 낮아져 하층부의 문을 열었을 때 공기가 강하게 유입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하층부로의 신선한 공기 유입으로 화재는 더 확산되게 되고 상층부에는 연기가 축적되는 상황으로 인해 상층부의 인명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 제연설비가 없는 주차장

고층건축물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하 주차장에 제연설비가 없다는 것이다. 주차장은 건물의 하층부에 설치되고 대부분 지하층 위주로 설치된다. 지하층은 차량이 들어오고 나가는 부분 외에는 개구부가 존재하지 않는 무창층이다. 화재로 인해 발생한 연기가 저절로 빠져나갈 수 없다. 화재로 인해 가벼워진 연기는 어떻게 해서라도 상층부로 이동하려 할 것이다. 만약 계단실의 문이 열려 있다면 엘리베이터 승강기 문의 누설 틈새가 크다면, 덕트나 피트의 수직공간이 연결되어 있다면 연기는 무조건 상층부로 이동하게 된다.

 

제연설비가 설치되지 않는 주차장

. 코안다 효과로 개구부를 통한 수직적 연소 확대

저층부 보다 고층부가 외기의 영향을 더 받는다. , 층수가 높아질수록 바람의 영향을 더 받게 된다. 창문과 같은 개구부를 통해 외부로 분출된 화염은 처음에는 건물의 외벽으로부터 떨어지면서 연소하지만 코안다 효과에 의해 불길의 모양은 곧바로 상층의 개구부 쪽으로 휘어져 들어온다. 불길 안쪽의 외벽 방향은 산소가 벌써 소진되어 부압이 걸리게 되고, 불길의 바깥쪽에서는 새로운 공기가 계속 공급되면서 양압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코안다 효과(Coanda Effect)에 의해 불길이 상층부로 계속 확산된다. 만약 건물의 외장재가 알루미늄 패널이고 그 패널 안쪽에 가연성 단열재가 들어있다면 상승으로의 연소 확산은 훨씬 더 빨라진다.

거주자의 피난 곤란

. 발화층 및 직상층 우선 경보방식에 따른 화재인지 곤란

① 자동화재탐지설비의 화재 경보방식은 두 가지가 있다. 전층 경보방식발화층 및 직상층 우선 경보방식이다. 전층 경보방식은 감지기가 화재를 감지하면 전층에 지구경종이 작동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일시에 피난을 시작한다.

 

② 그런데 5층 이상이고 연면적이 3,000이상인 건축물은 발화층 및 직상층 우선 경보방식을 사용한다. 화재가 발생한 층과 그 바로 위층에 대해서만 경보를 발령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이 적용되는 이유는 스프링클러와 같은 자동소화설비에 의해 발화층의 화재가 진압될 것이라는 가정 하에서 적용되는 것이다. 또한, 가장 급한 발화층과 직상층에 우선적으로 알려서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감지기의 오작동이 아니고 실제 화재라고 판단되는 경우 방송시스템 등으로 전 층에 화재사실을 전파하는 방식을 채택한다. 그리고 전 층에 있는 사람들이 일시에 대피하면 피난 동선에서 대 혼란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채택하고 있다.

 

③ 30층 이상인 고층건축물은 약간 다르다. 화재가 발생한 발화층과 그 직상층 4개 층에 대해 경보를 발령한다. 수많은 사람들의 일시적인 이동에 따른 혼란을 예방한다는 의도는 좋으나 발화층과 떨어져 있는 고층 거주자는 지구경종 소리를 듣지 못할 수 있다. 특히 고층으로 갈수록 연돌효과에 의해 연기가 먼저 치솟아 갈 것인데도 이러한 경보방식 때문에 화재를 늦게 인지하여 대피에 곤란을 겪을 수 있다.

 

 

 

. 피난 동선에 한계

건축물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가장 안전한 피난은 건물 밖 지상으로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고층건축물은 특성상 지상까지 이동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피난용 승강기가 설치되어 있지만 곧바로 본인의 차례가 온다고 가정할 수 없다. 또한, 이동 통로가 연기로 오염되면 해당 통로는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고층건축물은 피난 동선이 정해져 있다. 복도를 통해 특별피난계단의 계단실로 이동하여 지상부로 내려오거나 건물의 옥상으로 올라가는 방법이다. 아니면 건물 중간에 설치된 피난안전구역으로 들어가는 방법이다. 아파트의 경우라면 피난이 불가한 경우 발코니에 연결된 대피공간으로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 이렇게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 피난 동선이 연기로 오염되면 차선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

 

. 11층 이상에 피난기구 적용 불가

소방법령상 피난기구10층 이하에 적용한다. 11층 이상이 되면 피난기구의 설치 의미가 없다. 도리어 더 위험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에는 상부층의 발코니와 직하층의 발코니 사이에 접이식 사다리를 설치하거나 무동력 승강식 피난기구를 설치하고 있는 아파트가 늘어나고 있다. 발코니끼리 연결되는 피난기구는 바로 아래층 또는 필요하다면 지상까지도 안전하게 연속적으로 내려올 수 있다. 그러나 일반 상업용 건축물은 11층 이상인 경우라도 이러한 피난기구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피난을 위한 특별피난계단

소방대의 접근과 관련된 문제

. 사다리차의 접근성

소방서에서 사용하고 있는 사다리차 또는 굴절사다리차는 몇 층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보통은 16층에서 20층 사이이다. 특수 사다리차라고 하여 수입차의 일부는 70m 이상 까지도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고층건축물 그리고 초고층건축물은 그 이상의 높이이므로 사다리차의 도달 높이에 해당되지 못한다.

앞에서 언급한 층수는 가장 이상적인 상태에서의 층수이다. 지상에 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사다리차가 접근이 곤란하거나, 아우트리거를 작동할 수 있는 공간적 여유가 없는 경우, 그리고 전봇대나 가로수 그리고 전선으로 인해 사다리를 제 각도로 펼 수 없는 경우 등 수많은 장애요인이 존재하게 된다. 그러므로 사다리차의 접근성은 이상적인 높이보다 훨씬 더 낮아지게 된다.

 

. 피난용 승강기 작동 불가시 소방대원들의 접근성

① 건물 1층에 도착한 소방대는 피난용 승강기 또는 비상용 승강기를 타고 현장에 접근해야 하는데 피난하는 사람들로 인해 시간이 지연될 것이다. 미국 쌍둥이 빌딩의 비행기 충돌과 관련된 상황에서 보았듯이 피난용 승강기가 운행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소방대는 특별피난계단의 계단실을 걸어서 고층부로 접근해야 한다. 계단실은 피난을 위해 쏟아져 내려오는 사람들로 인해서 가득 차 있을 것이고 위로 올라가야 하는 소방대원들은 계속 지체되면서 체력을 낭비하게 될 것이다.

 

② 계단에 아무런 제한이 없는 상태에서 구조대원들을 대상으로 55층을 공기호흡기 장비를 등에 메고 진입을 시도한 결과 17분에서 23분 정도(평균 20) 걸렸다. 공기호흡기 면체를 착장하여 공기호흡기로 호흡하면서 올라간다면 당연히 더 늦어질 것이고, 피난을 위해 내려오는 사람들을 피해서 올라간다면 두 배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다. 막상 발화층 근처에 도착한다 하더라도 체력 소진으로 인해 바로 구조작업이나 소화작업을 시작하기는 곤란할 것이다. 그래서 도착하는데만 40분 이상, 숨을 고르고 실제 활동을 하려면 6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화재안전기준에서 정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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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글 내용 중에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있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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