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방공학

어떤 원리로 화재가 상층으로 확대되는 것일까?

728x90
반응형

화재가 상층으로 확대되는 원리가 무엇일까? 사실 화염이 위로 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창문 밖으로 분출되었던 화염이 다시 위 층으로 되돌아 들어가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사례를 살펴보자.

층수가 높은 건물에서 화재가 외벽을 타고 상층부로 확산되는 뉴스를 자주 접하게 된다.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경기도 의정부 대봉그린 아파트 화재, 울산 삼환아르누보 아파트 화재, 부산 해운대 우신골든스위트 아파트 화재 등이 있고 영국 런던의 그렌펠 아파트 화재, 두바이 84층 아파트 화재도 비슷한 사례이다.

 

영국 그렌펠 아파트 화재
두바이 84층 아파트 화재

뉴스에서 보듯 건축물에서 화재는 하층부에서 상층부로 확산되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화염이 위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화염이 위로 올라가는 그 원리가 무엇인지에 대해 분석해 보기로 하자.

상층으로 확대되는 원리 분석

. 산소를 찾는 화염 특성

창문을 통해서 분출되는 화염의 크기와 길이는 화재층 실내의 가연물의 양과 종류에 달려있다. 가연물을 뜨거운 열기에 의해 열분해 된 이후 산소와 섞이면서 연소범위 농도에 도달하고 화염과 접촉하면서 화재로 이어지는 연쇄반응을 이어간다.

화재층 실내의 가연물이 많을수록 열분해로 인해 발생하는 가연성 가스 양도 많아질 것이다. 그러나 실내의 산소가 이미 소진된 상태이므로 산소를 만나기 위해 개구부로 나오게 된다. 창문이라는 개구부를 통과한 가연성 가스는 산소를 만나 화염으로 변화하고 불길이 형성되는 것이다. 화염의 길이가 길어진다는 것은 화재층 실내에서 열분해된 가연성 가스의 양이 많아 산소와 충분히 접촉하기 위한 현상이다.

 

. 코안다(Coanda) 효과 발생

창문을 통해 나온 화염은 처음에는 바깥쪽으로 분출된다. 화재층의 실내 온도가 바깥쪽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화염에 의해 내부 공기가 팽창해 양압의 역할을 하므로 열분해된 가연성 가스가 창문 외부로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창문 밖에서는 화염이 상승하면서 산소를 지속적으로 필요로 하게 된다. 건물 외벽의 먼 쪽은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면서 활발한 반응으로 인해 양압이 형성되고, 건물의 외벽과 가까운 쪽은 이미 산소가 소진되어서 부압이 형성된다.

그러므로 자연스럽게 부압이 형성되는 건물의 외벽 쪽으로 화염이 다시 달라붙게 되는 형상을 보여준다. 이렇게 개구부를 통해 분출되었던 화염이 건물 외벽쪽으로 다시 돌아오는 현상을 코안다 효과라고 한다.

 

코안다 효과의 원리

. 열에 의한 유리창 파괴 특성

화재층의 상층에 개구부가 없다면 화재는 상층부로 확대되지 않는다. 만약 창문과 같은 개구부가 있어도 유리창이 깨지지 않는다면 역시 화재가 상층부로 확대되지 않는다. 화재시 상층부의 유리창이 깨지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창문에 설치되는 유리는 복사열을 받는 중앙부와 창틀에 의해 보호되는 부분의 온도차가 70이상이 넘었을 때 유리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또한, 아래층의 화염으로부터 직접적으로 열을 받게 되는 수열부와 열을 받지 않는 실내 측 유리의 서로 다른 열팽창 차이에 의해 깨진다. 마지막으로 직적 화염에 접촉하는 부분과 접촉하지 않는 부분의 열팽창 차이에 의해 깨지기도 한다. 이들 중 첫 번째와 두 번째 상황에 의해 상층부의 유리창이 깨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 발코니와 같은 완충 공간의 부재

아파트에서 흔히 배란다라고 부르는 발코니는 아래층과 위층 사이에 완충 공간의 역할을 한다. 아래층에서 분출되는 화염이 위층 세대로 번질 때 가장 먼저 발코니의 유리창을 파괴하고 세대 내부로 침투하는 구조를 갖는다. 그래서 발코니에 특별한 가연성 물질이 없다면 거실에도 또 하나의 유리문이 있으므로 세대 내부로 화염이 침입할 확률은 현실적으로 늦어진다. 그런데 최근의 아파트는 발코니를 확장하는 구조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확장된 발코니의 끝이 바로 거실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세대에서는 유리창에 블라인드나 커튼을 설치한다. 햇빛을 차단하고 개인 사생활 보호를 위해 설치한 커튼이 화재를 확산시키는 주된 역할을 한다.

 

. 외벽의 마감재에 의한 연소확산 특성

건물의 외벽 마감재 특성에 따라 화재가 상층으로 연소되는 정도가 달라진다. 외벽의 마감재가 불연재료이면 화재가 확산되지 않지만, 가연성 재료인 경우에는 내부의 확산 속도보다 도리어 외벽의 마감재에 의한 확산속도가 더 빠르게 진행되어 상층부로 순식간에 확산된다. 드라이비트 공법에 의한 외벽 마감 공법은 화재에 매우 취약하다. 가연성 외장재이기 때문이다. 알루미늄 판넬로 외벽의 최종 마감을 하고 외벽과 알루미늄 판넬 사이에 단열을 위한 스티로폼을 설치한 경우에도 큰 문제가 발생한다. 내부에 설치된 가연성 스티로폼에 의해 상층부로 계속 확대된다. 사다리차를 동원하여 외부에서 소화수를 뿌리더라도 물이 알루미늄 판넬 안쪽의 단열재까지 침투되지 못하기 때문에 화재진압 자체도 어렵다.

 

 

고층 건물 상층부의 연소 특성

가. 연돌효과(Stack Effect)의 영향

가장 먼저 건물 내부에서 연돌효과의 영향이다. Stack Effect 라고 불리는 연돌효과는 건물의 하부에서 거세게 밀고 올라오는 바람의 영향을 받는다. 특히 건물의 내부와 외부의 온도차가 큰 겨울철에는 연돌효과의 영향이 크다. 난방에 의한 내부 온도 상승으로 밀도가 낮아져 부력으로 인해 공기가 상층부로 올라온다. 화염의 성장에 필요한 산소공급이 원활하게 되고 이로 인해 화재가 빠르게 확산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나. 고층건물 외부의 소화특성

두 번째는 건물 외부에서의 소화 특성이다. 30층 이상의 고층건물을 넘어 50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의 경우에는 외부에서의 소화가 곤란하다. 건물 내부적으로 스프링클러설비와 옥내소화전설비 그리고 연결송수관설비가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외부 마감재의 연소 특성에 따라 건물 외벽을 통해 확산되기 시작하면 이때는 사다리차의 소화작업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다리차의 대부분은 20층에 미치지 못한다. 고층 건물의 외벽에서 확대되는 화재를 진압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다. 바람의 영향

세 번째는 바람의 영향이다. 지상부에서 부는 바람과 100미터가 넘는 고층건물의 상층부에서 부는 바람의 풍향과 강도가 다르다. 사다리차로 소화수를 뿌린다 하더라도 해당 높이에 미치지 않을 수도 있고, 도달한다 하더라도 바람이 세게 부는 날에는 소화수가 흩날려 거의 효과가 미미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드론을 이용한 소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바람이 부는 날은 역시 무리수가 따른다. 이러한 이유로 고층 건물의 화재는 계속 상층부로 확산된다.

 

----------------------------------------------------------------------------------------------------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글 내용 중에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있거나,

더 좋은 의견이 있으시면, 댓글을 통해 저를 일깨워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반응형
그리드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