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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공학

물류창고 화재. 무엇이 문제인가? 제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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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도권 주변의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는 것에 대한 문제점을 살펴보고 있다. 1편에서는 물류창고의 구조적 특성과 지리적 특성에 대한 문제점을 살펴보았다. 물류창고 화재 문제점 제2편에서는 물류창고에서의 화재 특성에 대해 알아보자.

 

물류창고 내부의 가연성 물류의 모습(출처 : bikeing.net)

저장물품에 따른 화재 특성

. 저장물품은 대부분 가연성 물품이다.

싱싱한 야채나 습기나 수분을 가진 신선도가 있는 품목이 아니라면 저장하는 내용물들은 가연성인 경우가 많다. 어떤 품목이 저장되어 있는가를 굳이 살펴보지 않아도 물류창고에 저장하는 물품은 일단 비닐로 포장되어 있다. 일명 뽁뽁이라고 부르는 비닐 완충재가 대분이고, 기타의 경우에도 비닐로 물품을 포장한 상태로 보관된다. 그리고 나중에 출하되는 경우에는 택배 박스로 포장하여 최종 운반지로 이송된다. 포장을 위한 비닐과 택배를 위한 박스 등 이 모든 것이 가연성임에 틀림없다.

 

. 저장 방식의 특성상 화재하중이 높다.

물류센터의 층고는 보통 10미터 이상이다. 그 이유는 물품을 동일한 장소에 최대한 많이 적재하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가연성 물품이 층층이 겹쳐서 적재될수록 화재하중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화재하중(kg/)은 단위 면적당 가연 물질의 양(무게)을 등가가연물인 목재의 발열량으로 환산한 값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단위 면적당 쌓이는 가연물질의 양이 많아질수록 화재하중은 높아진다. 물류센터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화재하중이 높을수록 화재 가혹도 또한 높아진다. 가연물질의 양과 발열량이 높아서 화재하중이 높아질수록, 화재 지속 시간이 길어지고 최고 온도 또한 높아질 것이다. 그리고 소화에 필요한 소방대와 소화수량도 많아져야 한다.

 

 

. 심부화재 특징을 가진다.

선반이 대부분 3단 이상의 적재 선반을 사용한다. 그리고 각 선반마다 겹겹이 물품을 적재하는 특성을 가진다. 하나의 물품 더미에 불이 붙으면 겉의 비닐 포장지에서 화염이 피어오르지만, 결국은 물품 더미 내부로 깊숙하게 불길이 스며드는 심부화재 특성도 가지고 있다. 물품을 층층이 쌓은 상태로 저장하는 것이므로, 겉으로 보이는 화염만 소화해서는 완전 진압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러한 심부화재는 스프링클러나 옥내소화전의 냉각소화 방식만으로는 소화에 한계를 가진다. 심부화재는 질식소화와 함께 Soaking Time도 필요하지만, 물류창고 전체를 가스계 소화설비로 방어하기에는 경제적 효과가 현저히 떨어진다. 그래서 일일이 물품 더미를 헤쳐 나가면서 소화수로 심부에 남아 있는 불씨를 제거해야 주어야만 완전소화가 가능하다. 쿠팡 물류센터 화재의 경우에도 결국은 소방대원들이 진입해서 물품을 헤쳐가면서 소화활동을 해야 했다.

 

. 스프링클러에 의한 소화 한계가 존재한다.

물류들이 선반형으로 적재되기 때문에 심부화재 특성을 갖는다고 했다.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여 소화수를 방사하면 겉에 존재하는 화염은 제거할 수 있지만 심부로 파고 들어가는 불씨는 제거되지 않는다. 또한 선반형이라 맨 위쪽의 물품은 소화수가 제대로 도달하지만 맨 아래쪽 선반의 물품에는 제대로 뿌려지지 않는다. 헤드에서 방사되는 물방울의 실제진화밀도인 ADD(Actual Delivered Density)가 심부화재에 적응성을 갖기도 어렵지만, 맨 아래쪽 선반에 있는 가연성 물품에는 Shadow 현상 때문에 영향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어 소화에 한계를 갖게 된다. 결국 소방대원의 진입에 의한 직접적인 주수 소화가 필요하다.

 

물류창고 스프링클러 시스템(출처 : 부공달 블로그)

건물 구조에 의한 화재특성

. 무창층이라 축열효과로 인해 건축물의 안전성에 영향을 준다.

햇빛, 수분, 먼지에 의한 오염을 피하기 위해 물류창고에서 물품을 보관하기 위해서는 건축물을 무창층의 공간으로 구성하는 경우가 많다. 화재가 발생한 경우 열기가 빠져나갈 공간이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천장 부분으로 열기가 축적되어 축열현상이 발생하고 이 열기는 내부 온도를 1,200이상으로 상승시켜 건축물의 철골 구조를 약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철은 1,530에서 용융되지만, 쿠팡 물류센터 화재처럼 1,000이상의 온도에서 장시간 수열을 받으면 철골조 건축물의 안전성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가장 많은 수열을 받는 부분부터 철골이 휘어져 내리기 시작하기 때문에 화재를 진압해야 하는 소방대원도, 사람을 구조해야 하는 구조대원도 건물 내부 진입에 장애를 겪을 수밖에 없다.

 

. 무창층의 특성상 배연이 어려워 피난에 영향을 준다.

연기의 제어는 피난과 화재진압에 중요한 요소이다. 무창층이나 지하층의 경우에는 연기가 빠져나갈 공간이 없다는 뜻이다. 물류창고 내에 연기가 차오르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피난을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가연성 물품으로 이루어져 있는 물품의 특성과 비닐류로 이루어진 포장지의 특성에 따라 독성 물질이 함유된 검은 연기가 빠르게 확산된다. 동일한 구조의 선반으로 이루어진 공간은 평상시에는 느끼지 못하지만, 급박한 상황에서는 대형 물류창고 그 자체가 미로형 공간이 되어 버린다.

지하층이나 무창층의 물류창고에서는 제연설비가 설치된다. 하지만, 급격하게 확산되는 연기로 인해 감광계수가 0.3이 되고 가시거리가 5m 이하로 저하되면 해당 물류센터에서 오랫동안 근무해 오던 근무자도 피난에 지장을 느끼면서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만약 감광계수가 0.5까지 떨어지고 가시거리가 3m 이내로 줄어들면 패닉이 시작된다. 동일하게 생긴 선반 구조물들이 미로로 느껴지고, 시끄럽게 울려대는 자동화재탐지설비의 경종 소리에 불안감이 증폭되어 미로형 통로 사이에서 고립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샌드위치 판넬로 이루어진 물류창고의 모습(출처 : 연합뉴스)

. 샌드위치 판넬 내부로는 물이 침투되지 않는다.

외벽이 무엇으로 만들어져 있는지에 대한 사항이다. 벽돌이나 콘크리트로 외벽을 마감한 경우보다 샌드위치 판넬로 외벽을 마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건축 공사가 빨라지고, 공사비가 저렴해지며, 건물 구조가 경량이고, 단열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샌드위치 판넬은 특성상 성형된 강판 2장 사이에 단열재가 들어가는 구조이다. 그래서 판넬 내부로 소화수가 침투되지 않는다. 샌드위치 판넬 내부의 단열재 종류가 스티로폼 종류라면 상황은 겉잡을 수 없이 악화된다. 샌드위치 판넬 내부로 화염이 계속 전파되기 때문이다. 내부의 단열재가 글라스울이라면 불연성이 강해 화재 전파력이 없지만, 가격 면에서 비싸기 때문에 과거 지어진 물류창고는 대부분 스티로폼 종류의 단열재를 많이 사용했다. 결국 샌드위치 판넬이 화재가 조속히 진압되지 않고 불길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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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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