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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공학

물류창고 화재, 무엇이 문제인가? 제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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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물류센터 화재 뿐만아니라 최근 수도권 주변의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물류센터의 화재는 규모면에서 피해면에서 많은 사회적 주목을 받게 되는데 잇따라 대형 화재로 발생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물류창고 화재 제1편에서는 물류창고의 구조적 특성과 지리적 특성에 대해 알아보자.

 

초기 진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을때 확산된 화재의 모습

물류창고 구조적 특성

. 건축물의 규모가 대형이다.

물류창고는 판매할 물류를 저장하고 있는 대형 창고라고 보면 된다. 물건만 저장하고 있고 실제 판매는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지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즉시 배송이 이루어지려면 많은 물류를 확보하고 있어야 부족현상을 막을 수 있어 인터넷 거래가 잘되는 곳 일수록 그 규모가 커지기 마련이다. 이번 쿠팡 덕평 물류센터의 경우에도 지상4, 지하2, 연면적 127,178규모이다. 길이만 270m가 넘고 축구장으로 따지면 15개의 축구장을 합친 크기라고 한다. 동일하게 생긴 선반 구조 때문에 내부에서 작업하는 근무자들도 미로 속에서 피난이 곤란해질 우려가 있다.

 

. 하나의 층의 층고가 높다.

물류창고 하나의 층은 대부분 10m 이상의 높은 층고를 가진다. 물품 종류별로 동일한 장소에 많이 적재해야 할 필요성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의 손으로 작업하지 않고 지게차나 크레인을 사용한다. 층고가 높을수록 연기와 Fire Plume이 천창에 도달하는 시간이 늦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천장에 Ceiling Jet Flow 형성이 늦어지는 만큼 감지기와 스프링클러 작동도 늦어져 초기 소화 또한 늦어진다.

 

물류창고의 높은 층고(출처 : 보금스카이)

. 외벽은 샌드위치 판넬 구조로 되어 있다.

철골구조에 샌드위치 판넬을 입힌 구조를 쉽게 접할 수 있다. 건축이 그만큼 빠르고 경량화 되면서도 단열효과가 높아 샌드위치 판넬을 많이 사용한다. 샌드위치 판넬은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크게 스치로폼이 들어가 있는 것과 글라스울을 사용한 것으로 나누면 된다. 단열효과는 비슷한데 중요한 것은 판넬 사이에 있는 보온재의 가연성 여부이다. 스치로폼은 가연성이 강해 한번 불이 붙으면 소화가 어렵지만 가격이 싸기 때문에 건축주가 선호한다. 글라스울은 불연성이라 화재에 강하지만 가격이 비싸 도입을 꺼려하는 특성이 있다. 외벽이 샌드위치 판넬로 설치된 물류창고라면 화재에 매우 취약하다고 할 수 있다.

 

. 무창층 구조이다.

저장하는 물품마다 특성이 다를 수 있다. 그 중 일부는 햇빛으로 인한 변질, 수분에 의한 눅눅함, 황사나 모래 먼지에 의한 오염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이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창문을 설치하지 않는 무창층으로 건축된다. 무창층은 화재시 열기가 축적되고 연기가 빠져나가지 않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공간 내에 연기가 형성되면 내부 지리를 잘 아는 근무자도 패닉 현상에 의해 고립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 스마트로 갈수록 여러 장소에 전기시설이 설치된다.

무창층이다 보니 낮에도 내부 조명이 필요하여 전기설비가 필요하다. 크레인을 통해 물품을 이동 및 적재해야 하므로 전기설비가 필요하다. 출하를 위해 컨베이어 벨트를 돌려야 하므로 전기설비가 필요하다. 습기와 열기를 막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냉난방 또는 공기조화설비를 운영해야 하니 또 전기설비가 필요하다. 그래서 스마트형 물류창고로 진화해 갈수록 의외로 전기설비가 다양한 장소에 많이 설치된다. 그래서 물품 자체는 화재가 발생할 개연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전기설비에 의한 화재가 종종 발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방화구획 설치를 면제받거나 완화하여 적용받고 있다.

물류창고도 방화구획을 적용해야 하는 장소이다. 1,000㎡마다 방화구획을 설치해야 하지만 스프링클러와 같은 자동소화설비를 설치하면 3,000㎡까지 완화된 방화구획을 설치할 수 있다. 그런데 물류센터가 대부분 방화구획 설치를 면제 받는다는 현실에 문제가 발생한다. 건축법 시행령 제46(방화구획 등의 설치) 2항 제2호에서 물품의 제조·가공·보관 및 운반 등에 필요한 고정식 대형기기 설비의 설치를 위하여 불가피한 부분에 대해서는 방화구획을 적용하지 않거나 사용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완화하여 적용할 수 있다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류창고는 물품의 보관과 운반을 위해 천장에 크레인을 설치하거나 컨베이어를 설치기 때문에 방화구획의 적용을 면제받아 설치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물류창고 화재의 대응은 가히 전쟁을 방불케 한다.

물류창고의 지리적 특성

. 도심지에서 원거리에 설치된다.

물류창고는 특성상 대규모로 지어진다. 이런 대규모의 건물을 도심지에 짓는 것은 무의미하다. 비싼 땅값을 감당할만한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자주 찾아야 하는 백화점이나 대형 판매 시설이라면 도심지에 설치하겠지만, 물류창고는 그저 물품을 저장하고 필요에 따라 전국 각지로 이송하는 시스템을 갖추면 되는 곳이므로 굳이 비싼 도심지에 들어갈 필요가 없다. 그래서 물류창고는 부지가 넓고, 땅값이 싸고, 주변에 수용할 건물들이 없는 농촌지역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수도권 주변에 입지하려는 특성이 있다.

물류센터의 본사는 대부분 서울 또는 서울 근처에 설치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물류센터는 고속도로에서 가까워야 하고 수도권에서도 가까워야 전국을 상대로 배송하기에 유리하다. 그래서 경기도에만 우리나라 물류센터의 30% 이상이 집중되는 특징을 가진다. 또한, 수도권을 바로 벗어난 지역인 충청 북부권에 물류센터를 집중시킨다. 물류센터 화재가 발생했을 때 위치를 보면 대부분 경기권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게 된다.

 

. 소방관서와 원거리에 위치한다.

물류센터가 농공단지 및 산업단지 또는 공단에 설치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이유는 농공단지나 공단의 입지조건이 물류센터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큰 공단이 위치한 경우에는 소방관서가 설치되지만 물류센터만 단독으로 설치되는 지역의 경우에는 소방관서가 설치되는 경우가 없다. 그래서 물류센터와 소방관서는 상대적으로 먼 거리의 지리적 특성을 갖는다. 다시 말해서 화재 신고로부터 가장 가까운 119안전센터 소속 소방차량이 최초로 도착하는데 까지 골든타임인 5분 이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요한 것은 주력부대인 소방서의 소방차량은 이보다 훨씬 늦어져 본격적인 화재진압은 더 늦게 시작될 수밖에 없다.

 

. 상수도 미설치에 따른 소방용수의 한계가 있다.

도심지에서 멀다보니 상수도가 설치되지 않는 지역인 경우가 많다. 상수도가 설치되면 소방용수가 충분히 조달될 수 있으나, 상수도가 설치되지 않는 경우에는 소화수조를 설치하여 소방용수로 활용한다. 상수도가 있으면 옥외소화전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방차량에 소방용수를 공급받아 화재 진압이 가능하다. 그러나 소화수조는 옥내소화전 및 스프링클러 설비를 20분 이상만 사용할 수 있으면 되는 용량을 저장하면 된다. 그래서 초기 진화에 실패하여 장기전으로 돌입하면 소방용수에 사용되어야 할 소화수량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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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글 내용 중에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있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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