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티 주차장에 들어가며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세대 주택 또는 다가구 주택을 보면 1층의 공간 활용을 위해 필로티를 활용하여 주차장을 설치한다. 아파트의 지하 주차장 또는 일반 상업용 건물의 지하 주차장은 굳이 천장 마감을 하지 않고 그대로 배관과 덕트 등을 노출 시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원룸 건물의 필로티 주차장은 외부에서 바로 천장이 보이므로 건물의 가치 상승을 위해 깔끔하게 천장 마무리를 한다. 주차장의 천장 마감재로는 석고보드, 텍스, SMC, DMC 등이 대표적으로 사용되는데, 내가 거주하고 있는 필로티 주차장의 천장 마감재로 무엇이 사용되었는지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이중에 SMC와 DMC의 차이에 대해 살펴보자.
SMC (Sheet Molding Compound)
가. 열경화성 합성수지 천장재
기존에 많이 사용되던 천장 마감재 역할을 하던 천장 마감재이다. SMC(Sheet Molding Compound)는 열경화성 합성수지 또는 플라스틱 천장재로 부르고 있다. 습기에 강하고 광택이 오래가기 때문에 천장 마감재로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주원료가 플라스틱이어서 습기에 강한 특징이 있다. 따라서 목욕탕이나 수영장 등 물과 접촉하는 장소에 주로 사용된다. 또한 외기에 노출되는 환경에서도 물기나 습기에 강한 특징을 보인다. 그래서 다가구 주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필로티 주차장의 천장 마감재로도 많이 사용된다.
나. 화재에 취약하다는 문제점
하지만 SMC는 플라스틱이기 때문에 화재에는 매우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200℃ ~ 300℃의 온도에서 용융되고, 그 이상의 온도로 올라가면 폭열 현상이 발생하면서 화염에 휩싸이게 된다. 주차된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로 Fire Plume이 상승하고 천장재에 부딪혀 Ceiling Jet Flow을 형성하며 이동하는데 이때 Ceiling Jet Flow의 온도는 600℃ ~ 800℃에 이른다. 결국 주차장 천장에 설치된 SMC는 차량 화재에 의한 열기에 의해 화재 확산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게 된다. 2015년 의정부 00아파트 화재, 2017년 제천 00화재에서 주차장의 천장마감재로 사용되었던 건축자재였다.
따라서 건축법의 개정으로 인해 사용처가 제한적이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이미 SMC가 천장 마감재로 설치되어있는 장소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의 화재 보도에서 불길의 확산이 쉽게 이루어지는 원인을 살펴보면, 기존에 설치되어 있던 천장 마감재 그리고 마감재 내부의 난방을 위한 단열재가 화재확산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DMC (Design Metal Ceiling)
가. 금속 천장재
DMC (Design Metal Ceiling)는 금속 천장재를 말한다. 겉모습은 SMC와 큰 차이가 없어 천장을 깔끔하게 마감처리 할 수 있다. 그런데 DMC 마감재는 아연도금강판의 갈바륨으로 만들어져 염수분무시험 등을 거치면서 부식에 대한 안전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내부 및 외부 환경에서의 물기와 습기에 강한 특징을 보인다. 그래서 개정된 건축법과 교육청에서 명시한 아연도금강판의 불연성 천장재에 적용이 가능하다.
나. 화재 안전성은 어떠한가?
일반 건축물의 화재 발생 시 실내의 최고 온도는 실의 용도와 적재된 가연물의 종류에 따라 1,000℃ ~ 1,200℃에 달한다. 플라스틱의 용융점은 약 200℃ 내외임에 비해, DMC 금속천장재의 용융점은 1,500℃로서 실내 화재의 최고 온도에서도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이 있다. 차량이 주차하는 필로티 구조의 천장은 건축법으로도 불연성 천장재를 사용하도록 제한하고 있어 DMC 천장 마감재는 화재 확산을 억제하는데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가. 필로티 주차장의 천장
필로티 주차장의 미관을 위해 설치하는 천장의 마감재가 화재의 확산 매개체가 되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이미 경험을 통해 주차장의 마감재의 위험성을 알게 되었으니 이제라도 불연성 자재를 설치하여 화재 확산을 억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다세대 또는 다가구 주택의 1층 필로티에 설치되는 주차장에서 건물 내부로 들어가는 입구가 곧바로 연결되는 구조라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거주자가 계단을 통해 내려와서 지상으로 대피하는 입구가 주차장과 직결된다면 피난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므로 천장의 마감재가 이미 SMC로 설치되어 있는 곳이라면, 거주자의 안전을 위해 불연재로의 변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 지하철 역사의 천장
과거 지하철에서의 화재 사건은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적이 있다. 그 이후로 지하철 내부의 의자며 기타 자재들을 불연재료로 변경한다고 발표하였고 또 그렇게 실행되고 있다. 다행한 일이다.
지하철 역사는 특성상 지하에 위치하다 보니 화재가 발생하면 연기에 의한 질식으로 많은 피해를 낳을 우려가 있는 곳이다. 그런데 주의깊게 살펴보면 아직도 위험한 부분이 남아있다. 고개 들어 천장을 살펴보자. SMC로 설치된 채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부분이 없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특히, 지하철 역사 화장실 천장의 마감이 무엇으로 되어 있는지를 잘 살펴주었으면 한다.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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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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