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속실 제연설비에서 차압 설정에 대해

차압은 왜 필요한가?

가. 부속실은 제2의 피난공간이다.

부속실은 사람들이 대피하는 공간이다. 실내에서 연기가 발생하여 사람들이 대피할 때 비상용 승강기의 승강장 또는 특별피난계단의 부속실과 계단실로 피난하게 된다. 이때 계단실이나 부속실에 연기가 가득 차오르게 된다면 사람들은 더 이상 대피할 공간이 사라지게 된다.

 

나. 연기가 침입하지 못하게 하는 역할

그러므로 제연구역에 해당하는 부속실을 신선한 공기로 가압하여 실내와 다른 양압의 차압이 형성되게 한다. 그러면 부속실이 실내보다 압력이 높아져서 실내의 연기가 부속실로 침입하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문틈이 있는 경우 대부분 그 문틈 사이로 연기가 침투하는데, 부속실에 차압이 형성되면 문틈으로 부속실의 공기가 실내 방향으로 빠져나가게 되어 연기가 들어오지 못하게 된다.

 

다. 방연풍속을 형성해야 한다.

사람들이 대피를 위해 부속실과 실내가 연결된 문을 열었을 때는 차압에 의해 순간적인 방연풍속이 형성된다. 이때 발생한 방연풍속은 열려진 문을 통해 연기가 부속실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부속실의 순간적인 압력 저하현상을 감지한 자동과압·차압조절형 댐퍼가 작동하여 더 많은 공기를 불어 넣어줌으로써 지속적인 방연풍속과 차압을 유지한다.

 

차압을 조절하는 댐퍼

제연구역에 설정되어야 하는 차압

가. 최대 차압

제연설비가 가동되었을 경우 출입문 개방에 필요한 힘은 110N 이하로 하여야 한다. 이를 최대 차압이라고 한다. 1N(뉴턴)이란 질량 1kg의 물체를 1m/s2의 가속도로 가속시킬 수 있는 힘의 크기를 말한다. 110N이라는 힘의 크기는 아시아계(싱가폴) 성인이 출입문을 열었을 때 용이하게 열 수 있는 힘을 말한다. 미국의 경우에는 133N이다. 이 힘을 측정하는 부분은 출입문의 손잡이 부분이다. 110N 이상으로 규정하면 문에 작용하는 부속실의 내부 압력이 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부속실로 출입하려는 문이 잘 열리지 않는다. 피난 상황에서 부속실로 향하는 문이 열리지 않으면 더 위험해 지므로 부속실에서 가질 수 있는 최대 차압으로서 110N을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린 아이나 어르신의 경우는 어렵지 않겠느냐 라는 의문이 나온다. 만약 노약자 기준으로 최대 차압을 설정하게 되면 출입문이 더 쉽게 열려야 하므로 부속실의 최대 차압을 지금보다 더 낮게 형성해야만 한다. 그렇게 되면 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유효한 압력이 형성되지 않는다.

 

나. 최소 차압

제연구역인 부속실과 옥내와의 사이에 유지하여야 하는 최소 차압은 40Pa이다. 만약 옥내에 스프링클러설비가 설치된 경우에는 12.5Pa 이상으로 하면 된다. 특별피난계단이 설치될 정도의 건물이라면 대부분 스프링클러설비도 설치된다. 이 경우에는 실내의 화재를 스프링클러가 자동 제어할 것이므로 실내 압력이 오르지 않을 것을 예상하여 최소 차압을 낮게 설정하였다.

 

 

다. 다른 제연구역의 차압

사람들이 대피를 위해 출입문이 일시적으로 개방되는 경우 개방되지 아니하는 제연구역과 옥내와의 차압은 기준 차압의 70% 미만이 되어서는 안된다. 1개층의 부속실 출입문이 개방되는 경우 순간적으로 압력이 감소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그래서 문이 열린 부속실에 공기가 더 많이 필요로 하게 되는데 그로 인해 다른 부속실에서도 공기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게 된다. 이 경우에 다른 나머지 모든 부속실은 기준 최소 차압인 40Pa의 70%에 해당하는 28Pa 이상의 차압이 형성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라. 계단실과 부속실 사이의 차압

계단실과 부속실을 동시에 제연하는 경우 부속실의 기압은 계단실과 같게 하면 된다. 다만, 부속실의 기압을 계단실의 기압보다 낮게 할 경우에는 부속실과 계단실의 압력 차이는 5Pa이하가 되도록 하여야 한다. 부속실의 기압을 계단실과 같게 하든지 아니면 계단실 보다 더 낮게 하든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계단실이 더 높아야 하는 이유는 1차 피난 안전구역이 복도 및 통로이고, 2차 피난 안전구역이 부속실이며, 3차 피난 안전구역이 계단실이기 때문이다. 계단실은 실내 피난 설계에 있어 가장 연기가 침투해서는 안되는 최종 피난 안전구획이다.

 

자동 차압 조절기의 모습

차압이 유효하게 설정되기 위해서는

가. 실내 유입공기의 적정한 배출이 필요하다.

제연구역인 부속실에서 급기 가압으로 인해 차압이 형성되고 문을 열었을 때 방연풍속으로 인해 실내로 공기가 유입된다. 실내는 이미 화재로 인해 압력이 올라가고 있는 상태인데 또다시 부속실에서 공기가 유입되니 압력이 더 올라갈 것이다. 만약 실내에 쌓이는 공기를 배출해주지 않으면 오히려 실내가 더 압력이 올라가서 차압의 형성이 의미를 잃게 된다.

그러므로 실내에 쌓이는 압력을 외부로 배출해 주어야 한다. 수직풍도에 의해 배출하거나, 배출구에 의해 배출하는 방법, 그리고 거실 제연설비의 배출량에 유입공기의 배출량을 합산하여 배출하는 방법으로 실내에 유입되는 공기를 적절하게 배출해 주어야 한다.

 

나. 최소 차압 기준을 변경해야 한다.

① 최소 차압으로 40Pa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해가 간다. 최소 차압이 이 정도는 되어야 부속실로 연기가 침투하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 그런데 스프링클러설비가 설치되어 있는 상황이라면 화재를 자동 소화하여 실내의 압력을 낮추어줄 것을 예상하여 12.5Pa 이상으로 하였다. 스프링클러는 실내이니까 습식으로 설치되어 있을 확률이 크다. 연기가 발생하여 실내 압력이 올라가는 것인데 습식 스프링클러 헤드가 열을 감지하여 터질 때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그때까지는 12.5Pa의 압력으로는 연기를 제어하지 못한다.

 

② 또한 최소차압을 12.5Pa로 본다면 하나의 출입문이 개방되는 경우 나머지 부속실에서는 70% 이상의 차압이 형성되어야 하는데, 여기서 70%라 함은 8.75Pa에 해당한다. 거의 차압이 형성되지도 않는 것을 의미한다. 연기 제어를 할 수 없는 압력이다. 그러므로 스프링클러설비가 설치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와 관계없이 최소 차압은 40Pa 이상을 유지하도록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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